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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나라, 다른 도시에서 살아가는 가족 – 상하이와 청도에 나뉜 가족의 5가지 이야기

by 치과一家맘 2025. 5. 27.

많은 사람들이 같은 나라에 살면 가족 관계를 유지하기 쉬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상하이 교통대학교에서 치의학을 공부하는 아들과 청도에서 치기공소를 운영하는 부모로 구성된 우리 가족의 경험은 전혀 달랐습니다. 수백 킬로미터라는 물리적 거리는 때때로 감정적으로는 바다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중국의 두 도시에 나뉘어 살아가며 우리가 겪은 진짜 이야기 5가지를 공유합니다.

같은 나라, 다른 도시에서 살아가는 가족

1. 두 도시, 두 개의 감정 시차

아들이 상하이로 떠났을 때, 우리는 “그래도 중국 안이니까 자주 보겠지”라고 위로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주중에는 그의 대학 일정과 우리의 장시간 근무가 맞지 않았고, 주말은 시험과 과제, 프로젝트 준비로 가득했습니다.
비행기와 숙박 예약, 업무 조율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했습니다.

결국 1년에 3~4번 얼굴을 볼 수 있었고, 아이러니하게도 “가까운 거리”라는 인식이 오히려 정서적 거리를 더 크게 만들었습니다.

2. 변화할 수밖에 없었던 소통 방식

고등학생일 때는 하루에도 몇 번씩 통화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들도 바쁘고, 우리도 사업으로 정신없어 카톡 한 번 보내는 것도 미리 시간을 정해야 합니다.

우리는 새로운 소통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 매주 일요일 영상통화 1회
  • 메시지는 실용적인 내용만 간단하게
  • 불필요한 조언보다는 칭찬과 응원 중심

이런 정기적이고 가벼운 소통이 감정적 유대를 지켜주는 끈이 되어주었습니다.

3. 위기가 오면, 실제 거리는 더 멀게 느껴진다

어느 날 오후, 아들이 기숙사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 갔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다행히 금방 회복했지만,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청도에서 상하이까지는 비행기와 이동 시간 포함 최소 6시간이 걸립니다.

그 사건 이후, 우리는 다음과 같이 준비했습니다:

  • 아들과 학교 근처 응급 병원 리스트 공유
  • 보험청구 절차 가이드 제공
  • 공식 진단서 요청법까지 교육

같은 나라에 있어도 위기 상황에서 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마음이 놓이지 않습니다.

4. 같은 나라, 다른 삶

우리는 중국 생활 5년차로 적응이 되었지만, 아들은 대학교라는 완전히 새로운 사회에 막 들어선 상태였습니다.
“엄마, 나는 한국 사람도 아닌 것 같고, 중국 사람도 아닌 것 같아요.”
그 말 한마디가 깊게 다가왔습니다.

우리는 이미 우리의 정체성을 안정시켰지만, 아이는 여전히 그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었습니다.

5. 다시 만났을 때, 느껴진 거리감과 성장

겨울방학에 오랜만에 아들이 집에 왔을 때, 반가움보다는 어색함이 먼저 느껴졌습니다.
생활 패턴이 달랐고, 말투엔 중국어와 의학 용어가 섞여 있었습니다. 도움도 요청하지 않았고, 필요로 하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가 보였습니다.
우리의 장비에 대해 조언을 해주었고, 번역을 도와주었으며, 가족 이상의 관계로서 우리의 의견을 물어봤습니다.

그 겨울, 우리는 아들이 단지 ‘자식’이 아니라, 함께 일하고 성장할 수 있는 ‘동료’로 성장했음을 느꼈습니다.

결론 – 가족은 물리적 거리가 아닌, 의식적인 노력으로 만들어진다

같은 나라에 산다고 해서 정서적으로 가까운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거리감 속에서도 의도적으로 가족이라는 관계를 다시 쌓아야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단순한 부모와 자녀를 넘어, 함께 고민하고 나누며 성장하는 ‘팀’이 되어가고 있습니다.